소송 말고도 길이 있습니다. 국가기관의 인권침해와 사인의 차별행위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수 있고, 비용은 들지 않습니다. 다만 1년이라는 시간의 벽이 있습니다.
이 주제로 한결 리더에게 1:1 질문하기부당한 일을 겪고도 소송을 떠올리면 마음부터 무거워집니다. 변호사 비용,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재판, 그 사이 감당해야 할 시간이 먼저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어차피 못 이긴다'며 그냥 넘깁니다. 하지만 인권침해와 차별에는 소송 말고도 국가가 마련해 둔 별도의 길이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내는 진정입니다. 인지대도 변호사도 필요 없고, 조사는 위원회가 직접 합니다. 내가 증거를 다 모아 입증해야 하는 재판과 달리, 조사 권한을 가진 기관이 대신 들여다본다는 점이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국가·민족, 용모 등 신체 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등을 이유로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가 그 사유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진정은 피해자뿐 아니라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단체도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조사대상이 아니거나,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날부터 1년 이상 지났거나, 같은 사안이 이미 재판·수사 등 다른 권리구제 절차에 올라가 있으면 본안 판단 없이 각하될 수 있습니다.
위원회가 조사 결과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하면 피진정인과 그 소속 기관·단체 또는 감독기관의 장에게 구제조치의 이행과 법령·제도·정책·관행의 시정 또는 개선을 권고합니다. 법원의 판결처럼 곧바로 강제집행할 수 있는 명령은 아니지만, 권고를 받은 기관에는 이행계획 통지 의무가 따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대상은 두 갈래로 나뉘며, 이 구분을 모르면 진정 자체가 각하됩니다. 첫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제1항 제1호는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각급 학교·공직유관단체·구금보호시설의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헌법 제10조부터 제22조까지가 보장한 인권을 침해당하거나 차별행위를 당한 경우를 대상으로 합니다. 여기서는 '인권침해'와 '차별' 모두가 대상입니다. 둘째, 같은 항 제2호는 법인·단체 또는 사인(私人)으로부터 '차별행위'를 당한 경우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즉 민간 영역에서는 차별이라는 통로만 열려 있고, 사인 사이의 일반적 인권침해나 단순한 채무·계약 다툼은 대상이 아닙니다. 사장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대우가 성별·장애·나이·출신 지역·혼인 여부·임신 또는 출산 등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가 열거한 사유에 따른 것이어야 차별로 구성됩니다. 또한 같은 조 같은 항 괄호에서 국회의 입법과 법원·헌법재판소의 재판은 명시적으로 제외되므로, 판결 내용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진정은 조사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제3항은 진정이 없더라도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그 내용이 중대하면 위원회가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피해자가 나서기 어려운 구조에서도 조사가 열릴 여지를 남겨 두었습니다. 참고로 조사 결과 범죄행위에 해당하고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위원회는 검찰총장에게 고발할 수 있고, 고발을 받은 검찰총장은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결과를 통지하여야 합니다.
상대가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학교·공직유관단체·구금보호시설이면 인권침해와 차별 모두 진정할 수 있고, 상대가 회사·단체·개인이면 '차별'로 구성될 때만 대상이 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의 차별 사유 중 무엇에 해당하는지를 한 줄로 적어 보십시오. 이 한 줄이 없으면 각하 가능성이 큽니다.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1년을 셉니다. 차별이 반복되고 있다면 가장 최근 행위일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지 함께 정리하십시오. 1년이 지났다면 공소시효나 민사상 시효가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을 진정서에 적어 예외 판단을 구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누리집(www.humanrights.go.kr) 온라인 진정, 방문·우편 접수가 가능하고, 어떻게 쓸지 막막하면 국번 없이 1331로 먼저 상담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들지 않습니다. 언제·어디서·누가·무엇을 했고 그 결과 어떤 불이익을 받았는지를 시간 순서로 적고, 문자·메일·인사기록·녹취 등 가진 자료를 함께 냅니다.
위원회가 조사 권한을 가지고 직접 확인하므로, 요청받은 자료와 진술에 성실히 응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침해가 지금도 계속되고 방치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생길 상황이라면 결정 전이라도 긴급구제 조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인용되면 구제조치 권고가 나가고, 각하·기각되더라도 그 자체로 권리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민사소송·행정심판 등 다른 절차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소송으로 가야 한다면 위원회에 법률구조 요청을 검토해 달라고 하거나 대한법률구조공단(132)에 상담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아래 법령 조문은 게시 전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와 실시간 대조하여 실존을 확인했습니다.
위원회의 조사대상을 정합니다. 제1항 제1호는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각급 학교·공직유관단체·구금보호시설의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헌법이 보장한 인권을 침해당하거나 차별행위를 당한 경우를, 제2호는 법인·단체 또는 사인으로부터 차별행위를 당한 경우를 대상으로 합니다. 국회의 입법과 법원·헌법재판소의 재판은 제외되며, 제3항은 진정이 없어도 중대한 사안은 직권조사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진정의 각하 사유를 열거합니다.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발생일부터 1년 이상 지나 진정한 경우(시효 미완성 사건으로 위원회가 조사하기로 결정하면 예외), 같은 사안에 재판·수사 등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경우, 익명·가명 진정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각하하더라도 필요하면 관계 기관에 이송할 수 있습니다.
조사 결과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할 때 피진정인과 그 소속 기관·단체 또는 감독기관의 장에게 구제조치의 이행과 법령·제도·정책·관행의 시정 또는 개선을 권고하도록 정합니다. 제2항은 권고를 받은 기관의 장에 관하여 제25조 제2항부터 제6항까지를 준용하여, 이행계획 통지와 이행실태 확인·점검, 공표의 근거를 마련합니다.
누구든지 위원회에 진정·진술·증언하거나 자료 등을 제출하고 답변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해고, 전보, 징계, 부당한 대우, 그 밖에 신분이나 처우와 관련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합니다. 진정 이후의 보복을 막는 근거 조항으로, 실제 불이익이 있었다면 그 자체를 다시 진정할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8조는 조사대상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고 방치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진정에 대한 결정 이전이라도 진정인이나 피해자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긴급구제 조치를 권고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의료·급식·의복 등의 제공, 구금 또는 수용 장소의 변경,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의 중지, 침해를 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공무원 등을 직무에서 배제하는 조치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진정서와 함께 '긴급구제 신청'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 제출하십시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55조는 누구든지 위원회에 진정, 진술, 증언, 자료 등의 제출 또는 답변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해고·전보·징계·부당한 대우, 그 밖에 신분이나 처우와 관련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진정 이후 갑자기 부서가 바뀌거나 징계 절차가 시작되었다면 그 시점과 진정 시점을 나란히 적어 별도로 진정할 수 있습니다. 시기적 근접성은 중요한 사정이므로 인사발령 문서와 날짜를 반드시 보관하십시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7조는 위원회가 조사, 증거의 확보 또는 피해자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피해자를 위하여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그 밖의 기관에 법률구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요청은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에 반해서는 할 수 없으므로,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 뜻을 조사 과정에서 분명히 밝히는 편이 좋습니다. 별도로 대한법률구조공단(132)에 직접 상담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민간 영역에서는 통로가 좁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제1항 제2호는 법인·단체 또는 사인으로부터 '차별행위'를 당한 경우를 조사대상으로 정하므로, 모욕적 언동이 성별·장애·나이·출신 지역·혼인 여부·임신 또는 출산 등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가 정한 사유와 결부되어 있어야 차별로 구성됩니다. 그런 결부가 없다면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신고나 형사 고소 등 다른 절차를 함께 검토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위원회가 직접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5조는 조사 결과 진정의 내용이 범죄행위에 해당하고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검찰총장에게 고발할 수 있고,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다고 인정하면 책임 있는 사람을 징계할 것을 소속기관 등의 장에게 권고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고발을 받은 검찰총장은 고발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결과를 위원회에 통지하여야 하며, 징계 권고를 받은 기관의 장도 그 결과를 통지하여야 합니다.
대한민국 변호사급 /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