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안 오거나 하자가 있는데 카드 할부금은 계속 빠져나갑니다. 할부거래법상 항변권을 쓰면 남은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금액 기준과 통지 절차를 정리했습니다.
이 주제로 슬비 리더에게 1:1 질문하기카드로 할부를 걸어 물건을 샀는데 배송이 끝내 안 되거나, 받아보니 하자가 있어 판매자와 다투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도 할부금은 매달 카드사로 빠져나간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이 '판매자와의 다툼이니 카드사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해 그대로 결제를 이어갑니다. 하지만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은 이런 경우 소비자가 판매자뿐 아니라 카드사에게도 남은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게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이것이 항변권입니다. 다만 아무 때나 되는 것은 아니고 금액 기준과 통지 방식이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사유가 있어야 하는지, 얼마 이상이어야 하는지, 어떻게 알려야 효력이 생기는지를 차례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대금을 2개월 이상에 걸쳐 2회 이상 나누어 내기로 한 계약이 할부계약입니다. 그중 신용카드사처럼 판매자가 아닌 제3자가 대금을 대신 치러 주는 형태를 간접할부계약이라고 하고, 카드 할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는 소비자·할부거래업자와의 약정에 따라 재화등의 대금에 충당하기 위하여 신용을 제공하는 자를 신용제공자로 정의합니다. 카드 할부에서는 신용카드사가 신용제공자입니다.
계약이 무효·취소·해제되었거나 물건이 공급되지 않는 등의 사유가 있을 때 남은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미 낸 돈을 돌려받는 환급 청구와는 구분됩니다.
정해진 기일까지는 나누어 내면 된다는 소비자 쪽의 이익입니다. 할부금을 연속 2회 이상 밀리고 그 금액이 할부가격의 10퍼센트를 넘으면 이 이익을 잃어 남은 돈을 한꺼번에 물어야 할 수 있습니다.
항변권의 뼈대는 '어떤 사유가 있어야 하는가', '누구에게 얼마부터 되는가', '어떻게 알려야 하는가' 세 가지입니다. 먼저 사유입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은 여섯 가지를 정합니다. 할부계약이 불성립·무효인 경우, 취소·해제 또는 해지된 경우, 재화등의 전부 또는 일부가 계약서에 적힌 공급 시기까지 공급되지 아니한 경우, 할부거래업자가 하자담보책임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밖에 할부거래업자의 채무불이행으로 할부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다른 법률에 따라 정당하게 청약을 철회한 경우입니다. 배송이 끝내 안 된 사안은 세 번째, 하자를 고쳐 주지 않는 사안은 네 번째에 바로 들어맞습니다. 다음은 상대방과 금액입니다. 판매자에게 거절하는 데에는 금액 제한이 없지만, 카드사처럼 신용제공자를 상대로 할 때는 제한이 붙습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2항은 간접할부계약에서 할부가격이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 이상인 경우에만 신용제공자에게 지급 거절 의사를 통지한 뒤 거절할 수 있다고 하고,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1조는 그 금액을 10만원, 신용카드를 사용한 할부거래라면 20만원으로 정합니다. 즉 카드 할부는 할부가격 20만원 이상이어야 카드사를 상대로 항변권을 쓸 수 있습니다. 거절할 수 있는 범위도 정해져 있습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3항은 거절 당시 아직 신용제공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나머지 할부금으로 한정합니다. 이미 결제된 회차는 항변권이 아니라 판매자를 상대로 한 반환 청구의 문제입니다. 마지막은 방식과 효력입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4항은 항변권을 서면으로 행사하면 그 효력이 서면을 발송한 날에 생긴다고 정해 도달이 아닌 발송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같은 조 제5항은 할부거래업자와 신용제공자가 서면을 받으면 지체 없이 사유 해당 여부를 확인하고,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경우 할부거래업자는 5영업일, 신용제공자는 7영업일 안에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서면으로 알리도록 합니다. 제6항은 이 통지를 하지 아니하면 소비자의 지급 거절 의사를 수용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통지가 오지 않은 채 기간이 지나면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확정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제7항은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지급 거절을 이유로 소비자를 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한 자로 처리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므로, 항변권을 적법하게 행사한 것만으로 연체자로 기록되어서는 안 됩니다.
카드 명세서와 계약서로 할부가격이 20만원 이상인지 확인합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1조의 기준에 못 미치면 카드사가 아니라 판매자를 상대로 다투어야 합니다. 그다음 미공급인지 하자담보책임 불이행인지 등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의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를 특정합니다.
해제·해지 사유라면 판매자에게 그 의사를 먼저 밝혀 두어야 합니다. 아직 7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8조의 청약철회가 더 간단할 수 있으므로 계약서를 받은 날과 물건을 받은 날을 함께 확인합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2항에 따라 카드사에 지급을 거절한다는 뜻을 서면으로 보냅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4항에 따라 효력은 발송한 날에 생기므로 내용증명처럼 발송일이 남는 방식을 쓰고, 사유와 거절 금액을 함께 적습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5항의 기한은 할부거래업자 5영업일, 신용제공자 7영업일입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6항에 따라 이 기간에 수용 불가 통지가 오지 않으면 지급 거절 의사를 수용한 것으로 보므로 회신 여부와 날짜를 기록해 둡니다.
항변권 행사 후에도 연체로 처리되면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7항 위반을 들어 정정을 요구합니다.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국번 없이 1372)나 금융감독원 민원(1332)을 이용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아래 법령 조문은 게시 전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와 실시간 대조하여 실존을 확인했습니다.
소비자의 항변권. 불성립·무효, 취소·해제·해지, 공급 시기까지 미공급, 하자담보책임 불이행 등 여섯 사유를 정하고, 간접할부계약에서는 대통령령이 정한 금액 이상일 때 신용제공자에게 통지 후 거절할 수 있으며, 서면 행사는 발송한 날에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합니다.
청약의 철회.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7일, 물건이 늦게 온 경우에는 물건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철회할 수 있고, 철회 의사가 적힌 서면을 발송한 날에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청약의 철회 효과. 간접할부계약에서 할부거래업자가 철회 서면을 받으면 지체 없이 신용제공자에게 할부금 청구의 중지나 취소를 요청하도록 하고, 신용제공자는 지체 없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며 이미 받은 할부금은 돌려주도록 규정합니다.
할부거래업자 등의 손해배상 청구금액의 제한. 지연손해금의 상한과 계약 해제 시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의 한도를 정하고, 명칭이나 형식이 무엇이든 그 금액을 넘겨 청구할 수 없도록 합니다.
카드사를 상대로 한 항변권만 막히는 것이고 판매자에 대한 권리는 그대로입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1조의 기준은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2항의 신용제공자에 대한 항변에만 적용되므로, 판매자에게는 계약 해제와 대금 반환을 그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7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8조의 청약철회를 먼저 검토하는 편이 빠릅니다.
서면으로 남기는 편이 확실합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4항은 소비자가 항변권의 행사를 서면으로 하는 경우 그 효력이 서면을 발송한 날에 발생한다고 정해 발송일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전화만으로는 언제 어떤 사유로 알렸는지 다투기 쉬우므로 내용증명 등 발송 기록이 남는 방식을 권합니다.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확정됩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5항은 신용제공자가 항변을 수령한 날부터 7영업일 이내에 수용할 수 없다는 뜻과 그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6항은 그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 소비자의 할부금 지급 거절의사를 수용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그렇게 처리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7항은 소비자가 할부금 지급을 거절해 분쟁이 생긴 경우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지급 거절을 이유로 소비자를 약정한 기일 이내에 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한 자로 처리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이미 연체로 기록되었다면 이 조항을 들어 정정을 요구하시면 됩니다.
청약철회의 경우에는 반환이 앞섭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은 철회한 소비자가 이미 공급받은 재화등을 반환하도록 하고,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2항은 재화를 반환받은 날부터 3영업일 이내에 환급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0항은 반환에 드는 비용을 할부거래업자가 부담하고 철회를 이유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변호사급 /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사무국장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