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에서 법원은 준거법을 직권으로 조사해야 하며, 당사자 주장이 없더라도 석명권(사실을 명확히 하기 위해 묻는 권리)을 행사해 심리할 의무가 있습니다. 준거법에 대한 묵시적 합의는 엄격히 인정되므로, 단순히 소송에서 다투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과 러시아는 모두 매매협약(CISG) 체약국이므로, 양국 법인 간의 물품 제조·공급 계약에는 매매협약이 우선 적용됩니다. 매매협약의 해석은 당사자의 의도나 합리적인 사람의 이해를 기준으로 하며, 협약에 명시되지 않은 내적 흠결은 일반원칙에 따라, 외적 흠결은 국제사법상 준거법에 따라 보충합니다. 본 사안에서 '시운전 완료확인서 서명 시 대금 지급' 약정은 매수인이 임의로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부관이 아니라, 성능 확인 시 대금을 지급한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합리적입니다. 따라서 설비가 정상 성능을 갖추고 시운전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확인서 작성을 거부하더라도 대금지급채무의 이행기는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1]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준거법으로서의 외국법은, 사실이 아니라 법으로서 법원은 직권으로 그 내용을 조사하여야 한다. 따라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이라면 준거법과 관련한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으로서는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거나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게 하는 등 그 법률관계에 적용될 국제협약 또는 국제사법에 따른 준거법에 관하여 심리, 조사할 의무가 있다. <br/> [2]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에서는 계약의 준거법을 당사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그것이 부당하게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묵시적인 선택은 계약 내용 그 밖에 모든 사정으로부터 합리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준거법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더라도 묵시적인 합의를 인정할 수도 있으나, 소송절차에서 당사자가 준거법에 관하여 다투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준거법에 관한 묵시적 합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br/> [3]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조약은 일반적으로 민법이나 상법 또는 국제사법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Contracts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Vienna, 1980)("CISG"), 이하 ‘매매협약’이라 하고, 조문에 달리 표시가 없으면 매매협약의 조문을 의미한다] 제1조 제1항에 따르면 매매협약은 해당 국가가 모두 체약국인 경우(제1호) 또는 국제사법 규칙에 따라 체약국법이 적용되는 경우(제2호)에 영업소가 다른 국가에 소재한 당사자 간의 물품매매계약에 적용되고, 제3조 제1항에서는 물품을 제조 또는 생산하여 공급하는 계약도 매매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br/> 매매협약은, 협약의 목적에 비추어 당사자의 진술과 그 밖의 행위는 상대방이 그 당사자의 의도를 알았거나 모를 수 없었던 경우에는 그 당사자의 의도에 따라 해석되어야 하고(제8조 제1항), 위 조항의 적용이 없을 경우 당사자의 진술 그 밖의 행위는 상대방과 동일한 부류의 합리적인 사람이 동일한 상황에서 이해하였을 바에 따라 해석되어야 하며(제8조 제2항), 당사자의 의도나 합리적인 사람이 이해하였을 바를 결정할 때에는 당사자들의 협상, 당사자들 사이 확립된 관행 및 관례, 후속 행위 등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적절히 고려하여야 한다고 정한다(제8조 제3항). <br/> 한편 매매협약에 따라 규율되지만 매매협약에서 명시적으로 해결되지 아니하는 사항(이른바 ‘내적흠결’을 말한다)에 해당하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매매협약이 기초하고 있는 일반원칙의 적용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그러한 일반원칙이 없는 경우 비로소 법정지 국제사법에 따라 결정된 준거법이 적용된다(제7조 제2항). 매매협약이 그 적용을 배제하거나 규율하고 있지 않은 사항(이른바 ‘외적흠결’을 말한다)에 해당하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법정지 국제사법에 따라 결정되는 준거법이 적용된다.<br/> [4] 대한민국 법인인 甲 주식회사가 러시아 법인인 乙 외국회사와 일회용 면도기 부품 생산을 위한 조립설비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조립설비를 인도하고 물품대금의 지급을 요청하자, 乙 회사가 추가합의를 제안하여 대금지급 시기를 시운전 완료확인서에 서명한 날로 약정하였는데, 乙 회사가 조립설비의 하자를 이유로 시운전 완료확인서를 작성하지 않고, 물품대금 지급시기도 도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사안에서, 대한민국과 러시아는 모두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Contracts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Vienna, 1980)("CISG"), 이하 ‘매매협약’이라 한다]에 가입하였으므로, 대한민국 법인인 甲 회사가 러시아 법인인 乙 회사에 조립설비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에 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매협약 제1조 제1항, 제3조 제1항에 따라 매매협약이 우선 적용되는 점, 매매협약이 적용되는 경우라도 외적흠결에 해당하거나, 내적흠결에 해당하면서 적용할 일반원칙이 없는 사항에는 법정지의 국제사법에 따라 결정되는 준거법이 적용되지만, 물품대금 지급시기를 ‘시운전 완료확인서에 서명한 날’로 약정한 당사자들의 의사는 ‘매도인인 甲 회사가 계약에서 정한 성능의 물품을 인도하고 시운전을 통해 매수인인 乙 회사로부터 이를 확인받으면 乙 회사는 그 대금을 지급한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이를 두고 乙 회사의 ‘시운전 완료확인서에의 서명’을 별도의 부관으로 삼아 그 대금지급 여부와 시기를 乙 회사가 임의로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약정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 점, 甲 회사가 인도한 조립설비가 위 계약과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고 있었고 甲 회사가 조립설비의 설치 및 시운전을 이행한 이상 乙 회사의 물품대금 지급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점에 비추어, 乙 회사가 시운전 완료확인서를 작성해 주지 않았다고 하여 이와 달리 볼 수는 없으므로, 매매협약과 위 계약의 해석만으로도 매수인인 乙 회사의 물품대금 지급채무의 이행기가 충분히 확정될 수 있다고 한 사례.<br/>
외국법은 사실이 아닌 법이므로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해야 하며, 당사자가 준거법을 다투지 않았다고 해서 묵시적 합의를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매매협약(CISG)의 내적 흠결은 법정지 국제사법이 아니라 협약의 일반원칙을 우선 적용하여 보충한다는 점이 주요 함정 포인트입니다.
국제사법 제1조 등에 따라 법원의 직권조사 의무와 매매협약(CISG)의 우선 적용 여부를 먼저 검토하십시오. 이후 협약 제8조의 의사 해석 원칙을 적용하여, 대금지급기일 약정의 성격과 이행기 도래 여부를 구체적으로 포섭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장 작성 시 피고의 대금지급의무를 주장하며, '시운전 완료확인서' 작성이 대금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임의적 조건이 아니라 이행기 확정을 위한 기준임을 명시하십시오. 매매협약 제8조를 근거로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를 강조하여 피고의 지급 거절이 부당함을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합니다.
참조조문: [1] 국제사법 제1조, 제5조, 민사소송법 제134조[직권조사사항], [2]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현행 제1조 참조), 제25조 제1항(현행 제45조 제1항 참조), [3]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 제1조 제1항, 제3조 제1항, 제7조 제2항, 제8조, [4] 국제사법 제1조, 제5조, 제45조 제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