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AI 에이전트, 법률 업무에서 권한은 누가 정하나
CB Insights 가 전한 에이전트 신원 급증과 보안 업체들의 인수 흐름을 바탕으로, 법률 AI 에이전트의 열람·외부 전송 권한을 나누고 기록하는 방법과 인용 대조 장치가 맡는 범위를 살펴봅니다.
초록 CB Insights 는 기업 안에서 AI 에이전트가 보안팀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합니다. 세일포인트(SailPoint)는 한 포춘 500 기업이 개념 검증 중에 몰랐던 AI 에이전트를 1만 개 넘게 찾았다고 밝혔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는 고객 표본에서 최근 몇 달 사이 Claude 사용량이 400% 넘게 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보안 업체들은 올해 1월 이후 에이전트·기계 신원을 다루는 스타트업 9곳을 인수했고, 그 기술은 에이전트 신원을 찾는 일과 그 신원이 무엇에 접근할 수 있는지 정하는 일로 나뉩니다. 본 칼럼은 이 흐름을 법률 AI 로 옮겨, 에이전트가 어떤 자료를 열고 무엇을 밖으로 보낼 수 있는지 누가 정하고 기록하는지를 살펴봅니다.
에이전트가 늘수록 '이 에이전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아는 사람이 줄어듭니다. CB Insights 에 따르면 각 에이전트는 저마다의 키·토큰·서비스 계정으로 회사 시스템에 접속하고, 보안 업체들은 그 신원을 찾아내는 일과 접근 범위를 통제하는 일을 함께 풀어야 합니다. 세일포인트가 엔트로(Entro)를 2억 달러에 사들이며 '로드맵을 앞당겼다'고 말한 것처럼, 업체들은 직접 만들기보다 사는 쪽을 택하고 있습니다. 법률 업무에서 이 질문은 더 구체적입니다. 계약서를 검토하는 에이전트가 사내 문서를 열고, 결과를 외부로 보낼 수 있다면 그 범위는 누가 정했고 어디에 남아 있을까요.
핵심 개념 정의
기계 신원(Machine Identity)
사람 사용자가 아닌 소프트웨어 프로세스, 서비스 계정, AI 에이전트가 시스템에 접속할 때 쓰는 키·토큰·계정 같은 자격 증명입니다. CB Insights 는 에이전트마다 이런 신원으로 회사 시스템에 로그인한다고 설명합니다.
작업 범위 접근 (Task-scoped Access)
에이전트에게 상시 권한을 주지 않고, 특정 작업에 필요한 범위와 시간만큼 짧게 유효한 접근 권한을 주는 방식입니다. CB Insights 는 키카드(Keycard)를 이런 접근을 발급하는 스타트업으로 소개합니다.
최소 권한의 법칙(Principle of Least Privilege)
주체가 맡은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원과 동작에만 접근하도록 제한하는 보안 원칙입니다. 에이전트에 적용하면 열람·수정·외부 전송을 작업마다 따로 허용하는 일이 됩니다.
전략적 관점
보안팀이 모르는 에이전트가 먼저 문제다
세일포인트가 전한 사례에서 그 기업은 1만 개가 넘는 에이전트를 '몰랐다'고 했습니다. 원문은 그 에이전트들이 권한 없이 만들어졌다고 하지 않고, 보안팀이 파악하지 못했다고만 적습니다. 그래서 첫 과제는 금지가 아니라 목록입니다. 어떤 에이전트가 어떤 신원으로 무엇에 접속하는지, 그 신원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알아야 그다음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법률 부서도 사정이 같습니다. 계약 검토나 리서치에 쓰는 에이전트가 어떤 저장소와 메일함에 접근하는지 정리되어 있지 않다면, 비밀유지 의무가 걸린 자료가 어디까지 열려 있는지부터 알 수 없습니다.
열람과 대외 행위는 다른 권한이다
에이전트가 사내 문서를 읽고 위험을 정리하는 것과, 그 결과를 상대방에게 보내거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법적으로 다른 일입니다. 내부 분석은 그 자체로 회사의 대외적 의사표시가 아닙니다. 반면 외부로 문서를 보내거나 확정적인 회신을 하는 행위는 누가 그 권한을 주었는지, 회사에 효과가 귀속되는지를 따로 따져야 합니다. 그 판단은 계약 관계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반론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설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 둘을 같은 권한으로 묶지 않는 것입니다. 열람은 넓게, 외부 전송과 확정 회신은 사람의 승인을 거치도록 나눠 두면 책임의 경계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인수 흐름은 신원 통제 수요를 보여 준다
CB Insights 는 올해 1월 이후 보안 업체들이 에이전트·기계 신원 스타트업 9곳을 인수했고, 가격이 공개된 5건의 인수자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시스코, 1패스워드, 세일포인트, 사이에라(Cyera)라고 전합니다. 아스트릭스(Astrix)와 엔트로는 신원을 찾고 책임자를 추적하는 쪽, SGNL 과 아포노(Apono)는 접근 범위를 정하는 쪽이고, 오아시스(Oasis)는 둘 다 다룹니다. 매출이 작은 회사에 수억 달러가 오간다는 점에서 보안 시장이 이 문제를 얼마나 급하게 보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신원 보안 시장의 움직임이고, AI 산업 전체의 무게중심이 옮겨 갔다는 증거로까지 읽을 일은 아닙니다.
업무 분담과 권한 통제, 인용 확인은 서로 다른 장치다
법마디 OS 는 질문을 60개 분야별 AI 리더에게 배정하고, 여러 분야가 얽힌 질문은 CSO 서연이 주재하는 리더 협의를 거치며, 답변 속 조문·판례 인용을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원문과 대조해 확인되지 않은 인용은 내보내지 않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여기서 분야별 배정은 업무를 나누는 방식이지 시스템 접근 권한을 격리하는 보안 장치가 아니고, 원문 대조는 인용의 실재와 문구를 확인할 뿐 적용 법리나 논증이 옳은지까지 보증하지 않습니다. 법률 AI 를 고를 때는 이 세 가지, 즉 누가 무엇을 맡는지, 에이전트가 어떤 자료에 접근하는지, 인용을 무엇과 대조하는지를 각각 따로 물어야 합니다.
반론과 재반박
예상 반론 작업마다 권한을 나누고 외부 전송마다 승인을 거치게 하면 처리가 느려지고, 실무자는 결국 넓은 권한을 한 번에 주는 쪽을 택할 것이라는 반론이 있습니다.
재반박 모든 단계를 같은 강도로 막자는 것이 아닙니다. 내부 열람과 요약처럼 되돌릴 수 있는 일은 넓게 두고, 외부 전송이나 확정 회신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일에만 승인을 두면 지연은 그 지점에 한정됩니다. 키카드 같은 회사가 작업 범위 접근을 내세우는 것도 상시 권한을 줄이면서 일은 계속되게 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지연이 생기는지는 조직마다 재 봐야 할 문제입니다.
이 주장이 틀리는 조건
반증 조건 에이전트에게 넓은 상시 권한을 준 조직과 작업 범위 권한·외부 전송 승인을 둔 조직을 같은 기간 비교했을 때, 비밀정보의 잘못된 외부 전송이나 권한 밖 접근의 발생률과 발견까지 걸린 시간에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충분한 표본에서 나온다면, 권한을 작업별로 나누자는 이 칼럼의 제안은 근거를 잃습니다. 또 에이전트 목록을 관리해도 그런 사고를 찾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목록부터 만들자는 주장도 다시 따져야 합니다.
법마디 OS가 그리는 미래
에이전트 신원과 접근 통제는 법률 AI 를 도입하는 조직이 자기 시스템 안에서 정해야 할 문제이고, 이 칼럼이 다룬 인용 대조 장치가 대신해 주는 일이 아닙니다. 법마디 OS 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인용을 원문과 대조해 확인되지 않은 인용을 내보내지 않도록 설계했다는 데까지입니다. 도입하는 쪽은 에이전트 목록, 작업별 접근 범위, 외부 전송 승인 기록을 자기 업무에 맞게 정해 두고, 공급자에게는 각 장치가 무엇을 확인하고 무엇을 확인하지 않는지 구체적으로 묻는 편이 좋습니다.
전략적 함의
- 에이전트 거버넌스의 첫 단계는 어떤 에이전트가 어떤 신원으로 무엇에 접속하는지 목록을 갖는 것입니다.
- 내부 열람과 외부 전송·확정 회신은 다른 권한으로 나누고, 되돌리기 어려운 쪽에 사람의 승인을 둡니다.
- 업무 분담, 접근 권한 통제, 인용 원문 대조는 서로 다른 장치이므로 법률 AI 를 고를 때 각각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에이전트를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많이 맡기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맡겼는지 언제든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