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가 '누가 더 좋은 AI를 갖느냐'였다면 오늘 모은 네 소식은 그다음 질문입니다. 그 도구에 넣을 자료는 어디서 오는지, 사람이 내린 판단은 어디에 남는지, 회사의 구조는 누가 관리하는지, 그리고 다 잘 돌아가는데 왜 장부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지입니다.
LawNext 8월 25일자 'Harvey and PacerPro Announce Partnership To Connect Docket Data with AI Litigation Workflows' 기사에 따르면 법률 AI 회사 하비와 법원 자료 회사 페이서프로가 제휴해, 하비 안에서 일하는 소송팀이 로펌의 소송 기록 전부에 닿을 수 있게 했습니다. 과거에 맡았던 사건의 제출 서류와 사건 맥락, 지금 계류 중인 사건의 진행까지 포함됩니다. 두 회사는 8월 25일 ILTACON 하비 부스에서 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배경·맥락 페이서프로는 미국 주법원과 연방법원에 서류가 접수되는 대로 그 서류와 첨부 문서를 받아 각 사건의 진행 이력에 연결하고, 로펌이 맡은 사건별로 계속 갱신되는 기록으로 정리합니다. 소송팀의 일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이 이 자료인데도, 그동안은 변호사가 쓰는 조사·작성 도구 바깥에 따로 놓여 있었습니다.
왜 중요할까요? 지금까지는 새 서류가 접수되면 변호사가 그것을 내려받고, 사건의 경과를 다시 짜 맞추고, 사내 문서관리 시스템에서 예전 작업을 찾아 맥락을 조립한 뒤에야 본론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두 회사는 이 순서를 뒤집어 법원의 사건 발생이 일을 촉발하고, 사건 기록이 맥락을 대며, 로펌의 소송 이력이 경험을 대게 하겠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 기사에는 필자가 페이서프로 자문위원회에 유료로 참여한다는 이해관계 고지가 함께 붙어 있습니다.
출처: lawnext.comArtificial Lawyer 8월 24일자 'Draftwise Launches Legal Ontology to Capture The Judgment Layer' 기사에 따르면 계약 업무에 특화된 드래프트와이즈가 '리걸 온톨로지'를 내놓았습니다. 로펌 문서 안에 들어 있는 데이터들의 관계에 묻혀 있는 지식과 변호사의 판단을 끌어내겠다는 제품입니다. 회사는 최근 커클랜드의 발표 이후 기존 고객들이 먼저 요청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배경·맥락 그동안 로펌의 지식관리는 과거 파일을 잘 찾아 주는 데 초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 한 건은 수백 번의 결정이 쌓인 결과물이라, 문서 단위로만 모아 두면 그 결정 과정 자체는 남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파일 접근을 넘어 '변호사들이 무엇을 어떻게 정했는가'를 붙잡으려는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왜 중요할까요? 회사가 든 예는 펀드 업무입니다. 어떤 출자자가 특정 권리를 갖고 있는지 찾아내고, 그 권리가 어떻게 협상되고 수정돼 왔는지 따라가며, 다른 출자자들과의 사례와 비교한 뒤, 그 권리를 또 다른 출자자에게 확대하면 다른 곳에 어떤 의무가 생기는지까지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제임스 딩 대표는 문서보다 작은 단위로 결정을 모델링하기 때문에 문서 기반 모델링이 닿지 못하는 해상도가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처: artificiallawyer.comLegal IT Insider 8월 25일자 'Exclusive: Jigsaw set to move into entity management in major product expansion' 기사에 따르면 거래 구조를 그림으로 그려 주던 직소가 법인 관리(entity management) 시장으로 들어갑니다. 2020년 영국에서 투자펀드 변호사 출신 스티븐 스캔런과 매직서클 변호사에서 은행가로 옮긴 트래비스 리온이 창업했고, 2024년 1,500만 달러 시리즈 A를 유치한 회사입니다.
배경·맥락 직소는 법률 시장에서 시작해 최근 몇 년 사이 회계법인으로 넓혀 상위 10개 회계법인 전부와 관계를 맺었고, 그 과정에서 두 업종의 대형 기업 고객까지 닿았습니다. 고객의 고객이 직소가 만든 도면과 절차서를 받아 보고 '이건 어디서 나오느냐, 뒤에 데이터를 붙일 수 있느냐'고 묻기 시작한 것이 이번 확장의 출발점입니다.
왜 중요할까요? 기업들이 원한 것은 한 번 모델링한 거래가 살아 있는 실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배구조 도면을 데이터가 붙은 법인 관리 체계로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입니다. 로펌은 법인 관리 소프트웨어를 거의 쓰지 않지만 기업은 대부분 쓰기 때문에, 자문하는 쪽과 자문받는 쪽이 같은 도구를 쓰게 되면 흐름이 하나로 이어집니다. 다만 스캔런 본인이 제품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출처: legaltechnology.comArtificial Lawyer 8월 24일자 칼럼 'Legal AI Works, Why Is the Return So Hard to Find?'는 이 질문을 측정의 문제가 아니라 자리의 문제로 봅니다. 도구는 실제로 작동하고 수익도 실재하지만, 업계가 3년 동안 가리켜 온 곳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로펌의 일을 '법률 실무'와 '법률 사업' 두 쪽으로 나누고, 성과가 나오는 자리는 뒤쪽이라고 말합니다.
배경·맥락 앞쪽은 청구 가능한 업무이고 판단이 걸려 있으며 소수점까지 측정됩니다. 뒤쪽은 사건 접수와 이해충돌 확인, 사건 개설, 기일 관리, 시간 기록, 청구와 수금, 그리고 의뢰인 눈에 보이지 않는 문서·거래처 관리입니다. 청구되지 않고 거의 측정되지 않으며, 아무도 세지 않기 때문에 낭비가 쌓이는 자리라는 것이 필자의 진단입니다.
왜 중요할까요? 청구 가능한 업무를 압축하면 청구할 시간 자체가 줄어, 로펌은 핵심 상품을 더 싸게 만들고도 값을 매기기 어려워집니다. 필자는 그 해법이 고정 보수나 성과 연동으로 가는 가격 재설계라고 보면서도, 그것은 협상이 필요한 전환이라고 선을 긋습니다. 반면 청구되지 않는 시간의 자동화는 재협상도, 특권 문제도, 과오 책임 문제도 없이 비용을 곧바로 줄입니다. 다만 그 전에 회사가 자기 업무를 무엇 하나 세어 두지 않았다면, 어디부터 자동화할지는 결국 가장 최근에 불평한 사람이 정하게 됩니다.
출처: artificiallawyer.com네 소식을 한 줄로 세우면 '도구 다음'의 문제 목록이 됩니다. 하비와 페이서프로는 자료가 어디서 오는지를 정리했고, 드래프트와이즈는 사람이 내린 판단을 어디에 남길지를 물었으며, 직소는 한 번 그린 구조를 누가 계속 유지하느냐로 넘어갔습니다. 마지막 칼럼은 그 셋이 다 잘돼도 남는 질문을 던집니다. 효과가 어디에 나타나는가입니다.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세지 않은 것은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 법원 서류를 사건 이력에 이어 두지 않으면 매번 다시 조립해야 하고, 결정을 남기지 않으면 경험은 사람이 떠날 때 함께 나가며, 업무를 세어 두지 않으면 자동화의 순서는 불평의 크기가 정합니다. 도구를 고르기 전에 물어야 할 것은 그래서 성능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우리 일 중에서 지금 무엇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남고 있는가, 그리고 그중 무엇을 남의 도구에 맡기려 하는가.
"잘 만드는 이야기와 잘 남기는 이야기는 다릅니다. 내일도 근거와 기록을 함께 짚어 쉽게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