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법조계와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한국과 미국 등 글로벌 사법·정치권에서는 AI 활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규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제도적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법원에 제출하는 소송 서류에 인공지능(AI) 활용 여부를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하는 대법원 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판례, 법령, 논문, 주석서 등 객관적 자료를 AI 답변을 받아 인용한 경우 AI 활용 사실을 표기하도록 범위를 구체화하여 대한변호사협회에 재차 의견을 수렴 중입니다. 이는 소송 서류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사법 자원의 낭비를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배경·맥락 생성형 AI의 보급으로 소송 서류 작성 시 AI 사용이 늘었으나, 존재하지 않는 가짜 판례를 인용하는 '환각(hallucination, 인공지능이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생성하는 현상)'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2026년 3월 31일 'AI 활용 허위 주장·증거 제출 대응 TF'를 구성하고 소송 지연 비용 부담 등 대응책을 마련해 왔습니다.
왜 중요할까요? 변호사들은 AI 사용 표기가 재판부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으며, 리걸테크(LegalTech, 법률 기술 서비스) 업계는 규제가 초기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반면 일반 시민들에게는 나홀로 소송 시 무분별한 AI 서면 제출을 방지하고 사법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출처: 법원행정처, 법원 제출 서류에 ‘AI 활용 여부’ 표기 의무화 검토미국 연방 정부와 주(州) 정부 간에 AI 규제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2026년 7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급증하는 주 단위 AI 규제법을 무력화하고 연방 표준을 세우는 '선점(Preemption, 연방 법률이 주 법률에 우선하는 원칙)' 입법을 논의했습니다. 이는 미국 각 주에서 독자적인 AI 규제 법안 통과가 급증함에 따라 기업들의 혼란이 가중된 데 따른 조치입니다.
배경·맥락 비영리 단체 '트랜스페어런시 코알리션(TCAI)'의 2026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27개 주에서 총 84개의 AI 관련 법안이 제정되어 이미 2025년 전체 통과 건수를 넘어섰습니다. 일리노이주의 제3자 독립 감사 의무화 등 강력한 주법들이 등장하자, AI 업계는 규제 파편화로 인한 비용 부담을 호소하며 연방 차원의 단일 규제를 요구해 왔습니다.
왜 중요할까요? 연방 선점법이 통과되면 각 주가 마련한 아동 보호, 의료 AI 오용 방지 등 강력한 소비자 보호 장치들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반면 AI 기업들은 주마다 다른 규제를 맞추기 위한 다중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법규 준수)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출처: Congress' AI Bill Could Override State AI Laws최근 한국 법원행정처의 소송 서류 내 AI 활용 표기 의무화 검토와 미국의 연방 차원 AI 선점 입법 논의는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도에 맞춰 사법적 신뢰성과 시장의 혁신을 동시에 보호하려는 규제 당국의 고민을 보여줍니다. AI의 환각(허위 정보 생성) 현상으로 인한 사법 신뢰도 저하를 막으려는 실무적 규제 움직임과, 주마다 파편화된 규제를 통합해 기업의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 부담을 줄이려는 연방 정부의 움직임은 모두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AI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합니다. 결국 기술 도입의 효용을 극대화하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가이드라인 설계가 향후 리걸테크 산업과 법조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기술의 혁신이 신뢰라는 법의 가치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진정한 리걸테크의 시대가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