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업금지·수행금지 약정, 스타트업이 꼭 알아야 할 효력 기준
경업금지 각서를 받아 두면 안심이라고들 하지만, 종이 한 장으로 남의 직업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어디까지가 유효하고 약정이 무효여도 무엇이 남는지를 조문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주제로 별하 리더에게 1:1 질문하기각서보다 먼저 있는 것은 직업을 고를 자유입니다
핵심 인력이 나가면서 경쟁사로 옮기거나 같은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일은 스타트업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입사할 때 경업금지 각서를 받아 두는데, 그 각서가 언제나 그대로 힘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출발점은 대한민국헌법 제15조입니다.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집니다. 그 자유를 계약으로 제한하는 것이 경업금지 약정이므로, 법원은 약정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제한의 내용이 지나친지를 따집니다. 지나치다고 판단되면 민법 제103조에 따라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됩니다. 이 글은 그 판단이 어디서 갈리는지, 그리고 약정이 무효가 되어도 회사에 무엇이 남는지를 조문 순서대로 짚습니다. 관련해 영업비밀의 요건과 침해행위의 유형은 7월 14일 「핵심 인력 이직과 영업비밀, 스타트업의 방어선」에서 따로 다룬 바 있습니다.
핵심 용어 정리
직업선택의 자유와 반사회질서 무효
대한민국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정합니다. 경업금지 약정은 그 자유를 당사자 사이의 계약으로 제한하는 것이어서, 제한의 정도가 지나치면 민법 제103조가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됩니다. 실무에서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제한의 기간ㆍ지역ㆍ대상 직종, 대가의 제공 여부, 퇴직 경위 등을 함께 보아 판단하는데, 이 기준은 조문이 아니라 판례가 세운 것입니다.
위약 예정의 금지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경업금지 각서에 '위반 시 금 몇 원을 지급한다'는 식으로 액수를 미리 못 박아 두는 조항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이 규정에 걸립니다. 회사가 실제 손해를 증명해 배상을 청구하는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증명 없이 액수부터 확보해 두는 설계는 쓸 수 없습니다.
영업비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을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 정의합니다. 세 요소 가운데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무너지는 것이 '비밀로 관리된'입니다. 접근 권한을 나누지 않고 누구나 열 수 있는 공유 폴더에 두었다면 보호 대상이 아니게 될 수 있습니다.
영업비밀 침해행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각 목으로 나열하는데, 라목이 퇴사자 사안의 중심입니다. '계약관계 등에 따라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영업비밀의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가 그것입니다. 경업금지 약정이 없더라도 비밀유지의무가 있으면 이 조항이 작동합니다.
심층 분석
경업금지 다툼의 진짜 쟁점은 '각서를 썼는가'가 아니라 '그 제한이 정당한가'입니다. 대한민국헌법 제15조가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이상, 그 자유를 제한하는 약정은 제한을 정당화할 만한 이익이 있을 때만 효력을 갖습니다. 지나친 제한은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이고, 여기서 무효 판단의 기준은 조문에 열거되어 있지 않아 판례가 채워 왔습니다. 그래서 회사 쪽에서는 각서의 문구보다 '무엇을 지키려는 것인지'를 특정해 두는 일이 중요하고, 그 특정이 곧 다음 단계인 영업비밀 보호와 이어집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정의를 충족하는 정보가 있고 그것이 실제로 비밀로 관리되고 있었다면, 경업금지 약정이 무효가 되더라도 회사에는 별도의 수단이 남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은 영업비밀의 보유자가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그 행위에 의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침해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함께 청구할 수 있게 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영업비밀 보유자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정합니다. 다만 이 권리는 무한정 남아 있지 않습니다. 금지ㆍ예방 청구권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침해행위가 계속되는 경우 보유자가 침해 사실 및 침해행위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고, 침해행위가 시작된 날부터 10년이 지난 때에도 같습니다. 반대로 근로자 쪽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위약금 조항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금지하므로, 각서에 적힌 금액이 그대로 청구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회사는 실제 손해를 증명해야 하고, 그 증명은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될 때 훨씬 쉬워집니다 — 결국 양쪽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각서의 분량이 아니라 지켜야 할 정보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관리되어 왔는가입니다.
절차 안내
1단계: 무엇을 지키려는 것인지 먼저 특정한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을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정보로 정의합니다. 고객 목록인지 소스코드인지 단가표인지를 적어 두고, 그것이 왜 비밀인지와 어떻게 관리되는지를 함께 남깁니다. 이 특정이 없으면 경업금지 약정도 영업비밀 주장도 근거를 잃습니다.
2단계: 제한의 범위를 좁게 쓴다
대한민국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약정이므로, 기간ㆍ지역ㆍ대상 직종을 넓게 잡을수록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로 판단될 위험이 커집니다. 회사가 실제로 보호해야 하는 범위까지만 적고, 제한에 대한 보상을 줄 수 있다면 그 내용도 함께 적습니다.
3단계: 위약금 조항을 그대로 넣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금액을 미리 못 박는 대신 비밀유지의무와 반환의무를 구체적으로 적고, 실제 손해를 증명할 수 있도록 자료 관리 체계를 갖추는 편이 실효적입니다.
4단계: 비밀 관리의 흔적을 남긴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비밀로 관리된'을 충족하려면 접근 권한 분리, 문서 표시, 반출 통제, 퇴사 시 반납 절차 같은 기록이 필요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라목은 계약관계 등에 따라 비밀유지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를 침해행위로 정하므로, 의무의 존재와 범위를 문서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5단계: 사고가 나면 기간부터 계산한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의 금지ㆍ예방 청구와 같은 조 제2항의 폐기ㆍ제거 청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의 손해배상을 검토하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의 시효를 먼저 봅니다. 침해 사실과 침해행위자를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시작된 날부터 10년입니다. 대응을 미루는 사이에 권리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 법령
아래 법령 조문은 게시 전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와 실시간 대조하여 실존을 확인했습니다.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정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규정입니다. 지나치게 넓은 경업금지 약정이 무효로 판단되는 근거가 이 조문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한 위약 예정의 금지 규정입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0조
영업비밀의 보유자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 그 청구를 할 때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와 침해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 등 필요한 조치를 함께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 규정입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영업비밀 보유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사실 및 침해행위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고, 침해행위가 시작된 날부터 10년이 지난 때에도 또한 같다고 정한 시효 규정입니다.
실무 주의사항
- 각서에 위반 시 지급할 금액을 미리 적어 두는 설계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쓸 수 없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손해를 증명하는 쪽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 정보를 아무나 열 수 있게 두면 보호 대상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의 요건으로 '비밀로 관리된' 것을 요구합니다. 접근 권한을 나누지 않고 공용 저장소에 두었다면 그 요건부터 다툼이 됩니다.
- 대응이 늦으면 권리가 사라집니다. 금지ㆍ예방 청구권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침해 사실과 침해행위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고, 침해행위가 시작된 날부터 10년이 지난 때에도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퇴사자가 경쟁사로 갔습니다. 각서가 있으면 바로 막을 수 있나요?
각서만으로 자동으로 막히지는 않습니다. 대한민국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정하고, 그 자유를 제한하는 약정은 제한이 지나치면 민법 제103조에 따라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됩니다.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기간ㆍ지역ㆍ직종의 범위가 그 이익에 비해 넓지 않은지, 제한에 대한 보상이 있었는지 같은 사정을 함께 봅니다. 이 기준은 조문이 아니라 판례가 세운 것이므로 사안마다 결론이 갈립니다.
각서가 무효가 되면 회사는 아무것도 못 하나요?
아닙니다. 지킬 정보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면 별도의 수단이 남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은 영업비밀 보유자가 침해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게 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와 침해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 등을 함께 청구할 수 있게 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침해로 손해를 입힌 자에게 배상책임을 지웁니다. 경업 자체가 아니라 '비밀의 사용ㆍ공개'를 겨냥하는 구조입니다.
각서에 '위반 시 5천만 원을 지급한다'고 썼습니다. 그대로 받을 수 있나요?
근로자를 상대로는 어렵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미리 정한 액수를 근거로 청구하는 대신 실제 발생한 손해를 증명해야 하고, 그 증명은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될 때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를 통해 훨씬 수월해집니다. 그래서 각서에 액수를 적는 것보다 비밀의 범위와 관리 방법을 적는 편이 실효적입니다.
고객 명단을 들고 나갔다면 그것도 영업비밀인가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을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 정의합니다. 고객 명단도 경영상의 정보에 해당할 수 있지만 세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공개된 자료를 모아 놓은 수준이라면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한' 요건이, 회사 구성원 누구나 열람할 수 있었다면 '비밀로 관리된' 요건이 문제 됩니다. 반출 이력과 권한 관리 기록이 판단의 자료가 됩니다.
퇴사한 지 2년이 지나 알게 됐습니다. 지금도 소송이 되나요?
기간을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침해행위가 계속되는 경우 보유자가 침해 사실 및 침해행위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고, 침해행위가 시작된 날부터 10년이 지난 때에도 또한 같습니다. 퇴사 시점이 아니라 '안 날'과 '침해행위가 시작된 날'이 기준이므로, 알게 된 경위와 날짜를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